제목 | [뉴스토마토] (피플)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 "우리동네 금융주치의 도입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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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 뉴스토마토 | 작성일 | 18-02-23 17:48 | 조회수 | 326 |
뉴스 원문 | http://cafe.daum.net/kfrf/eiyX/7 | ||||
(피플)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 "우리동네 금융주치의 도입해야" "돈만 지원하고 관심 갖지 않으면 부채만 늘리는 결과 초래…그라민은행 본받아야" "전국 구마다 금융상담 해주는 풀뿌리 조직 만들어야" 입력 : 2017-03-06 08:00:00 ㅣ 수정 : 2017-03-06 08:00:00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IMF와 금융위기를 통과하면서 저성장·양극화가 심화됐고, 서민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가처분소득이 뚝 떨어진 탓에 빚을 내어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빚 갚을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또 빚을 내어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지기도 했다. 이같은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근 서민금융연구포럼이 출범했다. 초대 회장은 조성목 씨가 맡았다. 조성목 회장은 빚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돕기 금융감독원 재직기간 18.년.동안 현장을 누비고 다녔다. 일본 금융청과 재무성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법정 최고금리 인하의 타당성을 연구했고, 장기판매 업자에게 자기 콩팥 가격을 물어보며 피폐한 서민금융의 실상을 분석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을 토대로 그는 사채를 대부업체로 제도화하고, 한국이지론을 설립했다. 희망홀씨대출과 미소금융도 다 그의 머리에서 나온 정책이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은 조 회장은 지난해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상했다. 조 회장은 이번에 출범한 서민금융연구포럼을 통해 ‘서민금융 주치의 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조 회장을 만나 현재의 서민금융정책을 진단하고 대안을 짚어봤다. - 서민금융연구포럼 창립 취지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양극화 기조가 심해졌다. 가계부채는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게다가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인 사람만 해도 무려 874만명이다. 이들은 은행도 마음대로 못 가고 2금융권이나 대부업체에 가야 한다. 이런 상황인데도 국내에 서민금융 연구기관이 하나도 없다. 금융과 관련한 씽크탱크로 은행에는 한국금융연구원, 보험에는 보험연구원, 증권에는 자본시장연구원이 있다. 정작 정부에서 신경 써야 할 서민금융 관련 연구원만 전무한 실정이다. 그래서 좀 늦은 감이 있긴 하지만, 서민금융정책을 좀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포럼을 만들었다. 대출자, 중개자, 신용회복 담당자, 금융 소비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를 모아놓고 제대로 된 정책 연구를 해보자는 것이다.
- 왜 지금 이런 포럼을 만들었는가.
그런 질문을 많이 받지만, 이번에 시작한 것은 아니다. 작년 6월부터 다양한 분들과 밴드에서 서민금융 논의를 이어오다 올해 1월24일에 발기인 대회를 가졌다. 그러다 서로 뜻이 맞아서 지난달에 창립총회를 연 것인데, 사실 좀 관심을 가져 달라는 뜻도 있다. 지금 대선 후보들을 보면, 누구 하나 서민금융 정책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 심각한 문제인데도 말이다. 서민금융 정책이 공약으로 언급되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텐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번 포럼이 금융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최근 어수선한 정국을 틈타서 영세자영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불법 사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민생침해사범근절대책'을 수행할 조직을 갖추고 불법 사채에 대응했으면 좋겠다.
- 정부의 서민금융정책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올해 미소금융·햇살론·바꿔드림론·새희망홀씨 등 4대 정책 서민자금의 공급액을 7조원으로 늘렸지만, 양적 확대와 더불어 질적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상담 기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 돈만 지원하고 관심을 갖지 않으면 부채만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방글라데시의 그라민은행은 일주일에 한 번 대출자를 방문해 애로사항을 파악한다. 대출자가 재래시장 자영업자면, 손님은 몇 명인지 수익이 발생하는지 들여다본다. 실적이 시원치 않으면 그 원인을 분석해서 점포를 옮겨주는 등의 추가 지원에 들어간다.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도록 영업 환경을 개선해 주는 것이다. 지금 우리 정부가 한 번 지원해 주고 끝내는 것과 상당히 대조된다. 홍보 부족 문제도 있다. 아직도 많은 분들이 서민금융 프로그램을 몰라 고통받고 있다.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데, 특히 시골에 있는 어려운 분들은 정보가 없어서 고생하는 경우가 많다. 내 주변에도 있다. 논산에 아는 후배 한 명이 육군 원사인데, 부동산 투자 잘못했다가 빚이 4억원으로 불어났다. 선친 땅을 팔아서 2억원을 갚았지만, 여전히 2억원이 남아 마음고생을 엄청 했다. 내가 개인회생 제도를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 후배는 지금도 빚에 허덕였을 것이다. 소득이 적어서 빚은 온전히 갚지 못하면 개인회생, 능력이 아예 안 되면 파산 제도를 이용할 수 있지만, 이러한 제도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지적한 내용에 대한 해결책이 있나.
우선 비용이 좀 들더라도 대출자가 완전히 일어설 때까지 상담을 해줘야 한다. 엊그제 TV를 보니 변호사들이 법률 상담제도를 도입했다. 각 구별로 변호사들이 상주하면서 법률 상담을 무료로 해준다는 취지다. 서민금융 쪽에도 이와 같은 제도를 적용할 수 있겠다. 전국 구마다 금융상담을 해주는 풀뿌리 조직을 만드는 것이다. 아플 때 병원을 찾는 것처럼 전국 구청에 금융주치의를 두자는 말이다. 접근만 잘하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기존에 있던 조직에 상담 인원을 추가하면 된다. 여기에 금융기관을 퇴직한 고급인력을 저비용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다양한 계층의 이야기를 듣는 것 또한 중요하다. 금융감독원의 '그놈 목소리'도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다 나온 것이다. 그 놈 목소리는 사기범들을 위축시키고, 그들의 수법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실제로 갤럽 여론조사 결과, 제도 시행 3개월 만에 44%가 보이스피싱 사기 수법을 인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양한 금융기관과의 연계도 필수다. 정성정보가 많은 수록 신용평가가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무이자로 30만원을 빌려주는 (주)더불어사는사람들 같은 풀뿌리 금융기관과의 연대도 검토해봐야 한다.
- 법정 최고금리를 20%까지 낮추는 방안이 화두다. 이에 대한 생각은.
금리를 낮추면 좋겠지만, 이게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금리를 내리면 저신용자들이 암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의 경우를 보면, 109.5%이던 법정 최고금리가 2010년 들어 20%까지 떨어졌는데, 그동안 암시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최근 자민당이 금리를 다시 올리려고 하지만 한 번 내려간 최고금리를 다시 올리기란 쉽지 않다. 금리 인하를 신중하게 해야 하는 이유다. 대부업체의 고금리 장사를 부추길 위험도 농후하다. 예전에 국회에서 대부업체 사람을 만나서 따져 물었다. 왜 신용등급이 1등급인 사람과 7등급인 사람에게 똑같이 27.9%를 받느냐고 말이다. 그는 어차피 국회의원들이 얼마 안 가 법정 최고금리를 또 떨어뜨릴 텐데 원리원칙대로 해서 뭐하냐고 되물었다. 지금 많이 챙겨놔야 나중에 좀 손해가 나도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대부업 대출의 상환 기간은 대부분 5년이었다. 법정 금리가 낮아져도 소급적용이 안 되니, 채무자는 계속 고금리를 물어야 한다. 그럼에도 법정 최고금리를 내려야 한다면, 그에 따른 대비책이 마련 돼야 한다. 마땅한 대책이 없는 상태면, 한국이지론과 같은 회사를 통해 대부업체 간 경쟁을 촉진시켜서 금리를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 얼마전에 창립 총회를 열었는데, 향후 일정은.
지난 2일 첫 이사회 열었다. 앞으로 최소 분기에 1~2번 정도 테마를 정해서 주제 발표와 토론을 하기로 했다. 소비자단체와 금융이용자, 교수, 협동조합, 금융협회 등이 토론에 참여할 수 있다. 토론 결과는 서민금융진흥원이나 금융감독원 등에 제안할 생각이다. 성과를 봐가며 비영리사단법인 등록도 추진할 예정이다. 4월 중 실시할 첫 주제발표과제를 선정작업 진행 중에있다. 조만간 저신용자들을 위한 금융상담용 교재 발간작업도 착수할 예정이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감안해 맞춤형 교재를 발간할 계획이며, 각계각층으로부터 서민금융 연구과제도 제안받아 검토를 진행해나갈 것이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