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전 '서민금융기구', 새정부서 위상 높아진다
정책금융 조기 달성 드라이브…서민금융진흥원 등 역할론 기대감
입력 : 2017-05-18 09: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서민금융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점쳐지는 가운데 서민금융기구의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서민금융과 소상공인·중소기업 금융과 관련된 서민금융진흥원 등 서민금융기관의 기대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는 정권 교체 전에 계획된 정책서민금융 공급 목표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 경제팀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역할 변화에 따라 일부 산하 기관이 재편이 있을 수는 있지만 기존 정책기관을 통한 서민금융 공급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초 정책서민금융을 지난해보다 약 5조원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소금융과 햇살론,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 등 정책서민자금 공급여력을 지난해 5조원에서 올해 7조원으로 확대했으며, 사잇돌대출 공급규모로 1조원 늘린 2조원,내집마련을 지원하는 정책모기지 공급여력도 41조원에서 44조원으로 늘렸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문 대통령이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꼽히는 가계부채 관리를 비롯해 서민금융 지원을 핵심 공약으로 내건 만큼 정책금융 집행의 연속성이 보장됐으며, 서민금융 관련 기구의 역할과 위상은 더욱 강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으로 서민금융진흥원은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채무재조정과 장기부채 탕감, 신용회복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어 향후 조직 확대가 점쳐지고 있다.
특히 서민금융진흥원은 지난 4월부터 국민행복기금 대상자 가운데 15년 이상 장기연체자를 대상으로 원금의 최대 90%까지 감면 지원을 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행복기금 취지를 살려 10년 이상의 연체 채권을 모두 소각하겠다는 정책과 일맥상통한다.
서민금융진흥원 관계자는 "원금감면율 제도는 행복기금 신청자 모두를 지원하는 제도가 아니라, 채무조정심의위원회를 통해 실제 상환능력이 결여된 것으로 인정받은 연체자들에 제한한다"며 "새 정부에서 추진할 것으로 보이는 정책의 자격기준과 차이는 있지만 탄력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에서 서민금융진흥원의 역할을 더 강화하기 위해 금융당국 산하 유관기관에서 격상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현재 진흥원은 금융위원회의 산하 기관으로 예산과 인사, 정책 계획에서 금융위의 관리 감독을 받고 있다.
또한 현재 서민금융진흥원장은 신용회복위원장과 국민행복기금이사장을 겸직하고 있다. 서민금융진흥원이 햇살론과 미소금융, 바꿔드림론 등 각 기관에 흩어져 있던 서민금융 지원의 컨트롤타워인 만큼 앞으로는 이를 총괄하는 수장도 한 명으로 통합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일부 금융공기업 사이에서도 이른바 '역할론'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하반기 정책금융 공급 계획을 밝히는 것이지만, 새 정부의 신임을 얻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정권에서 출범한 정책금융기관으로서는 새 정부에서 정책금융의 영속성에 대한 문의가 많아졌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홍보를 강화하고 있다"며 "정부 조직개편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일종의 대비책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민금융 체제 개편과 맞물려 서민금융 관련 공기업은 물론 저축은행, 대부업권 등 민간금융기관의 현실에 맞는 맞춤형 금융정책이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오고 있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은 "서민금융이 금융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채무자 개인에 대한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서민금융 지원을 비롯해 사회 복지와 안전망으로서의 역할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