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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피플]조성목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금융주치의' 도입해 실질적인 재기 도와야" |
"서민을 위한 진정한 포용적 금융은 재기를 돕는 것입니다. 자금을 계속 빌리게 하는 대신 재무상담으로 빚을 줄이는 구조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조성목 사단법인 서민금융연구포럼 회장(57)은 17일 정부가 추진하는 '포용적 금융'에 대해 "재기를 돕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금융감독원 선임국장 출신으로 재직 당시 '대책반장', '저승사자' 등의 별명으로 불렸다. 2011년 저축은행 사태, 2014년 신용카드 정보유출사태 등 굵직한 사안의 대책을 앞장서 마련했고 2015년엔 '그놈 목소리'라는 홍보활동으로 보이스피싱 피해 예방 활동을 이끌어 이듬해 국민훈장 목련장까지 수훈했다.
그러던 그가 2016년 퇴직 후 서민금융에 앞장서게 된 것은 금감원 재직 당시 소비자보호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는 반성에서 시작됐다. 조 회장은 "금감원 재직 당시에는 금융회사에 대한 건전성 감독에 더 많은 업무 비중을 뒀다"며 "퇴직 후 금융사와 소비자 간의 정보비대칭이 심해 피해를 보는 사례들을 보며 깨달은 바가 많았다"고 말했다.
특히 '더불어사는사람들' 등 비제도권에서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단체와 교류하며 국내 서민금융 실태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은행, 보험, 증권 등 다른 금융분야와 달리 마땅한 연구기관 하나 없는 현실을 보며 서민금융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조 회장은 "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SK루브리컨츠의 일원으로 SK그룹이 'SK행복나눔재단' 등을 운영하며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보게 됐다"며 "비슷한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해 여러 금융분야 종사자와 뜻을 모아 지난해 2월 서민금융연구포럼을 출범했다"고 말했다.
서민금융연구포럼은 출범 후 '새 정부에 바라는 서민금융 정책방향' 등을 주제로 여러 포럼, 세미나를 개최하며 서민금융 분야 연구에 집중해 왔다. 현재는 서민금융연구원으로 명칭 개정을 추진하며 정책 제안 등을 진행 중이다.
조 회장이 제안하는 대표 정책은 일회성 상담이 아닌 밀착형 상담으로 서민들의 재무구조 개선을 돕는 '금융주치의' 도입이다. 그는 "지금껏 서민금융은 자금 공급에 초점이 맞춰져 왔다"며 "채무조정, 채무상담 등을 통한 빚의 질적 개선이 아니라 계속 빌리는 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구조를 없애기 위해 신용상담사 600명 등 인적자원을 활용해 지역별로 서민의 채무 상담을 도맡는 금융주치의를 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돈을 더 빌리게 만드는 대신 필요하다면 개인회생 등을 할 수 있도록 도와 빚 수렁에 다시 넘어오지 않도록 하는 제대로 된 포용적금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