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가 낮아 대부업체를 찾는 20대 청년층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들 10명 중 6명은 대부업체에서조차 대출을 거절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악화로 취업이 늦어지고 지출이 많아지는 상황에서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대부업체들마저 신규대출을 줄이면서 청년층이 소액 생활자금 대출조차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9일 파이낸셜뉴스가 서민금융연구원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대가 대부업체에 대출을 신청했지만 거절당한 경우는 전체 20대 대부업대출 의뢰자의 절반인 55%를 넘었다. 중복응답을 포함할 경우 그 비중은 63%로 높아졌다. 20대 대부업이용 문의자의 절반 이상은 대부업 문턱조차 넘을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만 해도 대부업체의 대출 거절은 대부업대출이 많은 40대 자영업자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하지만 올해는 40대보다 20대 비중이 더 높아 전 연령층 가운데 20대의 대출 거절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만큼 20대가 대부업대출을 이용한 비중이 높았다는 의미다. 실제로 올해 전 연령층의 대출 거절 비율이 49%선인 데 비해 20대 대출 거절 비율은 이보다 14%포인트 높은 63% 수준이었다.
이 같은 대출 거절 비율은 최근 들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015년 이전에는 20대의 대부업대출 거절 경험 비중이 13% 선이었으나 2016년에는 14%, 지난해에는 33%로 급상승했다. 지난해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비중이 커지면서 올해 60%대로 올라섰다.
업계 관계자는 "20대가 대부업 대출에서 외면당하는 이유는 대부분이 직업은 물론 담보조차 없는 사실상 취약차주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학업기간은 길어지고 취업은 늦어지다 보니 수입 대신 지출이 많아지고 그 과정에서 집이나 자동차 등 이렇다할 담보가 없는 상황에서 20대의 신용등급은 낮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 들어 대부업 법정 최고금리가 연 27.9%에서 연 24%로 인하되면서 대부업체들의 신규대출이 줄고 심사가 강화된 것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실제 20대 대출자들이 대출받고자 하는 자금은 주거비나 카드대금, 병원비 등 불가피한 생활자금이 대부분이지만 마음 놓고 대출받을 수 있는 곳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조성목 서민금융연구원장은 "최근 주목할 만한 점은 20대 청년층에서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들은 소액의 생활자금을 빌리기 위해 상대적으로 대출심사가 까다롭지 않은 대부업체를 찾지만 대부업체에서조차도 절반 이상이 대출을 거절당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