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62년생 김영수[남기자의 체헐리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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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 머니투데이 | 작성일 | 18-12-26 22:50 | 조회수 | 392 |
뉴스 원문 |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8&aid=0004… | ||||
[가족·건강 잊고 밤낮 달리던 게 '미덕(美德)'…75세면 떠나던 삶 갑자기 100세로, "준비도 못했는데"] 57세 김영수씨는 고개를 돌렸다. 자신을 부르는 게 아닌 것쯤은 알았다. 동네서 그럴 일이 없었기 때문에. 더구나 이제 예순을 바라보는데, 누가 그를 반말로 부르겠는가. 그래도 자기 이름을 외치는 소리에, 저도 모르게 뒤를 봤다. 시선이 닿은 곳엔 서너살 남짓한 아이가 넘어져 있었다. 엄마가 아이를 다급히 일으켰다. "조심하라 했어, 안했어?" 핀잔인지 걱정인지 모를 말이 이어졌다. 아이는 울듯 말듯, 울먹이다 엄마 품에 안겼다. 김영수씨는 이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어느 가을날 아침, 아내에게도 이런 얘길 털어놨다. 그러자 "그러게, 가게 그만두고 한가해서 그래. 집에만 있지 말고 나가서 뭐라도 좀 배워. 사람들도 좀 만나고"란 대답이 돌아왔다. 정 할 것 없으면 집안일이나 좀 도우라는 말도 함께. 김영수씨는 "이제 설거지는 내가 하잖아"라며 소심한 대꾸를 해봤다. 세탁기에 세제를 붓던 아내는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대답이 없었다. 김영수씨는 쇼파에 앉아 TV를 틀었다. 볼 게 마땅히 없어 채널만 돌리다, '떡갈비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더 준다'는 홈쇼핑 광고에 빠져 들었다. 달궈진 프라이팬에 '치이이익'하고 굽는 소리가, 침샘을 여간 자극하는 게 아녔다. 구매욕이 차오를 무렵, '위이이잉' 하는 청소기 소리가 정적을 깼다. 아내였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8&aid=0004150751&sid1=001&lfrom=ba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