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진 제도권 금융 문턱과 금리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정부 수치에도 잘 잡히지 않는 대부업, 사채 등 고금리 시장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인 7~10등급 저신용차주들을 위한 10%대 정책대출상품이 출시된다. ⓒ금융위원회
높아진 제도권 금융 문턱과 금리상승이라는 이중고 속에서 정부 수치에도 잘 잡히지 않는 대부업, 사채 등 고금리 시장으로 밀려날 위기에 놓인 7~10등급 저신용차주들을 위한 10%대 정책대출상품이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오전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 TF 최종회의’를 갖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서민금융지원 개편안을 확정·발표했다. 그동안 중금리대출 확대 등 사실상 대출 여력이 있는 중신용 차주 중심으로 이뤄졌던 기존 서민금융지원책의 무게 중심을 제도권 금융에서 받아주지 않아 대출절벽 위기에 몰린 ‘진짜’ 저신용차주들을 중심으로 재편한다는 것이 개편안의 주요 골자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서민금융은 금융과 복지의 성격을 함께 갖고 있다”며 “지금의 정책금융 역할은 민간에 이양하고 더 어려운 이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전환이 있어야 할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개편안에 따르면 당국은 현행 서민금융지원체계에서도 밀려나 20%대 고금리의 대부업과 사금융 이용이 불가피한 최저신용층을 대상으로 10%대 금리의 정책대출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연 1조원을 투입해 제공되는 상품은 저신용차주들이 대부업 문을 두드리기 전 이용 가능한 ‘긴급생계자금’과 대부업 등 고금리 이자 부담 완화를 위한 ‘대환자금’ 등 2가지로 구성됐다.
대출 시 금리는 10% 중후반대로 설정됐다. 이후 성실상환 시에는 매년 1~2%p씩 금리가 인하되고, 만기 시에는 제도권 금융과 연계해 안착을 지원하기는 방식이다. 다만 해당 상품 이용 중 추가로 고금리시장 금융상품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금리인하 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최준우 금융위 금융소비자국장은 이에 대해 “경쟁을 통해 대부업의 금리 인하를 유도함과 동시에 제도권 금융의 최종 안전망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취지”라며 “현재 24.9% 수준인 법정최저금리 추가 인하에 따른 시장환경 조성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정책대출상품이 최하위 신용자를 위한 지원상품인 만큼 현재 상환여력이 없더라도 자금용도와 상환계획, 의지 전반에 걸쳐 종합적인 심사에 나서기로 했다. 당국은 또한 이같은 정책자금 지원이 저신용자의 과다부채로 이어지지 않도록 자금지원 전 진단을 의무화하고 채무조정과 고용, 복지서비스를 함께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금융당국은 또 햇살론과 새희망홀씨 등 현 정책상품에 대해서는 민간 중금리 대출 확산 추이를 감안해 금리조정 등 혜택을 점차 축소해 나가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 새희망홀씨보다 제2금융권 햇살론 금리상한을 높이는 등 개별상품 별 이용자 특성을 감안해 조정폭을 차등화하고 이용기간에 따른 단계적 금리 인하 등 금리구조도 다양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성실상환에 대한 인센티브도 함께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자활지원 상품인 미소금융은 저금리를 유지하되, 사업 지속성 등을 위해 대출원가 수준으로 조정한다는 방침이다. 이에따른 금리 변동폭은 기존 4.5% 수준에서 6~7% 수준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당국은 내년 중 이같은 정책서민상품을 총 7~8조원 수준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최 국장은 이와 관련해 "내년 정책상품 공급은 최근 공급수준(7조원)을 유지하되, 수급자 전환과정에서의 수급불일치 가능성에 대비하여 최대 1조원 추가공급여력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데일리안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